TOM FORD (톰포드)

2020. 6. 28. 21:00안경사가 말한다./브랜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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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Tom Ford)는 타고난 감각과 특유의 쇼맨십으로 경영난으로 몰락해가던 구찌를 

부활시켰다.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난 그는 10대에 뉴욕으로 건너가 뉴욕 주립대학과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인테리어 디자인과 건축학을 공부하다 패션 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꾸고 패션계에 입문했다. 

여기까지는 ‘잘 나가는’ 다른 디자이너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단순히 패션에 대한 탁월한 디자인 감각만으로 그가 주목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스타 마케팅을 스스로에게 적용한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는 자기 사진을 상품으로 브랜딩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며 이를 명민하게 활용했다. 

 

 

 

특히 인간의 욕망 중 가장 금기시하는 ‘성’을 자기 자신의 패션 철학으로 삼은 건 획기적이었다. 

그는 성적 모티브를 적극 활용한 에로티시즘으로 자기만의 개성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패션계에서 다른 

이들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었다. 

여성이 지닌 몸매의 곡선미, 누드, 성행위 등을 과감히 드러낸 파격적인 비주얼로 성적 무의식과 판타지를 

패션과 접목한 콘셉트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얻게 됐다.

그렇게 성공을 이어가던 2004년, 구찌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결별을 선언한다. 

그리고 화장품이라는 의외의 분야에서 브랜드를 론칭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와 함께 향수, 립스틱과 같은 뷰티 제품을 선보이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선글라스 브랜드를 내놓는 등 기업에 속한 디자이너로서가 아니라 디자이너 개인으로서 이룰 수 있는 

최상의 성과를 이뤘다. 

 

 

 

영화배우를 꿈꾸었던 톰 포드는 영화 제작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지만, 다들 한때의 허세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 그가 소설을 영화화한 <싱글맨>으로 데뷔작을 선보이자 또 한 번 그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톰 포드가 감독을 맡은 이 영화는 제66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작품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남자 주인공 콜린 퍼스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패션 디자이너 출신의 감독답게 이 영화는 ‘톰 포드식 2시간짜리 패션쇼’라고 할 정도로 남자 패션의 정수를

 보여줬다.

 “나에게 패션은 옷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앉아 있는 의자이고, 물은 마시는 잔이며, 당신이 알고 있는 것, 당신의 삶에 대한 철학이자 

당신의 기호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디자인과 비즈니스를 넘나드는 뛰어난 전략가의 기질을 지닌 그는 옷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파는 것이야말로 치열한 패션 전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커밍아웃을 통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거리낌없이 공개하는 것 또한 치밀한 자기 브랜드화에 활용했으니 

말이다. 

그의 거침없는 질주가 가치 있는 이유는 스스로를 세상에 던질 수 있는 용기와 개인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통쾌하고도 효과적인 대안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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